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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촉민 (Untouchables)을 달릿(Dalits)이라

이상명의 인도 이야기

오늘날에도 달릿이 있습니까?

두 주 정도를 수수깨끼를 풀면서 보냈다. 제목은 ‘오늘 인도에 정말로 차별받는 ‘달릿’의 실체가 존재하는가?’였다. 몇몇 인도인들이 나의 질문에 달릿 이야기는 옛날 일이고, 현재 카스트로 차별받지는 않는다고 대답해 몇 몇 자료에 의존한 나의 지식을 혼란스럽게 했다. 또 뉴델리에서 ‘내가 달릿인데 이런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하는 사람도 만나 보지 못했다.

그 만큼 경제, 사회적으로 급변하고 있는 인도 (특히 도시) 안에서 달릿 이슈는 다양한 이슈들 - 아동노동, 아동 및 여성폭력, AIDS/HIV, 가난과 비고용 - 로 분산되고 덮여지고 있다는 증거다. 슬럼가 옆에는 새로운 고층 아파트 군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달릿 문제 역시 해결된 것이 아니라 성장을 상징하는 아파트, 고속도로 등에 가려진 채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달릿중에서 돈을 벌거나 교육받은 사람들 역시 차별받는 달릿 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는 족보에서 이름을 지워 높은 카스트로 변경하거나 ‘달릿’ 문제에 무관심해 왔다.

달릿 마을의 예

마하트마 풀레 (Mahatma Phule)는 인도에서 차별받아온 사람들의 이름인 수드라, 불가촉천민 등 많은 종류의 이름을 ‘달릿’이라고 명명했다. 부수어지고 찢기고 핍박받는 자란 뜻으로, 우리의 ‘민중’과 같은 단어이다. 힌두교 법전인 마누법전에 달릿이 살아야 할 규범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죽은 사람의 옷을 입어야 하고, 개와 당나귀가 유일한 재산이며, 깨진 식기로만 음식을 먹어야 한다.’ ‘달릿’들은 차별받는 달릿을 위한 운동을 하러 온 조직가들에게 자주 묻는다고 한다. “내가 누구입니까? (Who am I ?)”

“한 마을이 있다. 그런데 달릿들은 일반 사람이 살아가는 집들과 구분되어 떨어져 위치해있다. 이 사람들은 마을 사람들이 요구하는 변소 청소나 쓰레기 청소 등을 하며 살아간다. 변소 청소도구도 주지 않아 손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받는 돈으로는 살기 어렵다. 이들은 일반 사람들이 이용하는 마을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고, 숲 속에 들어가서 대소변을 봐야 하며, 일반 사람들이 다니는 길로 다닐 수 없고, 물 역시 더러운 물을 그대로 먹거나 세수를 해야 한다. 이들이 이런 차별의 해소와 임금의 인상을 요구하면, 마을 사람들은 성폭행이나 폭행을 일삼아 최소한의 요구마저 무시한다.”

달릿 차별의 역사

달릿은 BC 1500 년경 인도에 쳐들어온 아리아인들이 자신의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해 기존 인도인들을 네 계급의 카스트로 나누어 지배하였다. 그 중 네 번째 계급인 수드라 (Shudras)와 아예 산속으로 도망가 살아온 원주민이나 소수자들(카스트에도 끼지도 못함)들은 힌두교나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다른 계급들을 위해 삶을 살도록 교육 받아왔다. 힌두교는 카르마(업) 와 윤회(재생) 를 통해, 달릿으로 태어난 사람은 전생에 잘못을 저지른 그 댓가를 치르는 것으로 가르치고 있다. 약 2 억 5 천만(달릿 : 1 억 6 천7 백만, 원주민-tribal, and other small minoritieies : 8 천6 백만, 2002 년도, 자료에 따라 편차가 컸다. 1 억 5 천 ~ 2 억 5 천 만 명) 명에 이르는 이들은 상층 카스트에 의해 경제적인 대우와 정치적 억압을 받으며 살아왔다.

2001 년 구자라트 지방에 지진이 났을 때, 구호단체는 헌혈을 통해 피를 제공하였으나 카스트가 다르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타지마할이 있는 아그라에서는 한 달릿 여성이 물을 긷기 위해 상층 카스트들만이 다니는 길을 횡단해 갔다고 두 명의 상층 카스트 남자에 의해 옷이 벗겨진 채 죽도록 맞은 사건도 발생하였다. 2004 년에는 종족적 긴장이 높은 지하자르 지방에서는 33 달릿 가족이 정통 힌두교 내에서 겪어야 하는 치욕을 벗어나기 위해 다른 종교 (불교, 이슬람, 기독교) 로 개종하였다. 힌두 달릿이라 하더라도 상층 카스트들이 믿는 신들을 섬길 수 없고, 원숭이 신인 하누만과 같이 지위가 낮은 신만을 섬겨야 한다.

암베드커르 이야기

암베드커르 (Dr. B. R. Ambedkar(1891 ~ 1956))는 인도 달릿 해방운동의 상징이며, 인도 공화국의 헌법을 기초한 사람이다. 차별받는 달릿의 아들로 태어나 상층 카스트들인 학생들과 분리되어 앉아야 했고 선생님 역시 그의 그림자도 밟지 않으려 (학교내에서도 차별을 받으며) 공부를 해야 했다. 영국 식민지 하에서 용병이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덕택에 미국과 영국에 유학하고 돌아와 불가촉민들을 위한 활동에 앞장섰다.

그는 힌두교와 카스트 체계 내에서 카스트의 해방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간디의 믿음에 대해 반박하고, 달릿의 단결을 통해 카스트 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달릿들이 교육을 받고, 경제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또 상징적인 카스트 구조에 저항하기 위해 달릿에게 입장이 금지된 힌두사원과 공공우물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차별의 원천인 ‘마누법전’을 대중들 앞에서 불사르며, 상층 카스트들의 억압에 대해 비폭력운동으로 맞설 것을 당부하였다. 또한 달릿의 권리확보를 위한 조직 (24 년) 및 정당 (42 년)을 조직하였다.

그는 가부장적 카스트제도에 맞서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데도 앞장섰는데, 여성을 가르켜 ‘달릿중의 달릿, 핍박받는자 중에서도 또 핍박받는 자’로 소개하기도 했다. 헌법기초위원장으로 인도의 헌법을 기초하였고 초대 법무부장관이 되었으나, ‘여성의 권리 법안’을 네루 정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자 바로 사임하였다. 마침내 56 년 10 월 20 여만 명의 달릿들과 함께 마하라쉬트라 낙뿌르시에서 차별의 원천이었던 힌두교를 버리고 불교로 집단 개종하며, 종교의 자유를 선포하고, 그해 12 월에 숨을 거두었다. 그는 “권리는 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고, 사회적인 양심과 도덕에 의해 가능하다.”고 피력하였다.

달릿 차별 철폐를 위한 노력

1950 년 인도 공화국 헌법은 모든 국민이 평등하며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해 달릿들에 대한 사회적인 차별을 금지하였다. 그래서 정부는 달릿들의 어려운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학비 보조와 일정 비율의 입학허가, 선거에서 일정의석 확보, 공공부문에서 일정 비율의 직업을 가지도록 ‘보호를 위한 차별 (Protective discrimination) ’정책을 펼쳐왔다. 그래서 이들을 지정카스트 (Scheduled Caste) 라고 부르게 된다.

그러나 보호를 위한 차별정책에 대한 비 불가촉천민들의 반대가 크다. 1990 년 인도의 수상은 Mandal Commission 정책을 통해 달릿에 대한 지원 (예) 공공부문 일자리 : 전체 일자리의 22. 5% 를 의무적으로 달릿들에게 제공해왔는데, 만델 정책에서는 이를 49.5% 까지 높이도록 했고, 대학교 등 학교 입학시 달릿의 의무입학비율과 지원을 더욱 높이는 정책) 을 높이려 하자, 브라만 출신들과 학생들의 거센 항의와 분신이 잇달았고, 결국 대법원에서 정책 실행을 보류하는 판정과 아울러 V. P. Singh 수상은 물러나게 되었다. 달릿들이 선거과정에 조직적으로 후보에게 몰표를 던져 자신들의 권리를 확보하려 하고, 이를 얻기 위해 정치인들이 사회적인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 공약을 펼치면서, 달릿 문제가 사회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는 예이다.

또한 최근 150 여 년간 힌두교에서의 절망을 느낀 달릿들은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운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다른 종교로 개종할 경우 정부는 달릿들의 생활조건을 위해 펼치는 우대정책을 중단해 이들의 삶의 조건이 더 불리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1990 년 불교로 개종하는 경우에 한해 그대로 지원하는 것으로 정책을 수정했으나, 아직 기독교 및 이슬람에 대해 차별을 계속해 반발을 사고 있다.

운동가들은 종교가 달릿들의 행복한 삶을 규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카스트를 교리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기독교내에서도 달릿에 대한 차별은 남아있다. 달릿 출신들에게 목사나 신부 안수가 거부되거나(?), 예배중에 일반 신자들과 달릿 신자들이 따로 앉아야 하고, 성찬식에 참여할 수 없으며, 무덤 역시 따로 구분해 마련되는 교회들이 존재한다. (AIDS 로 죽은 환자의 무덤 역시 불허된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차별받는 달릿의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인도 한 국가만의 문제로 덮어둘 것이 아니라, ‘카스트에 의한 차별의 원인을 찾는 구체적인 조사와 이를 해결할 방안’을 찾을 대표(2 명, 한국인과 일본인) 를 지명한 결의문을 채택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였다.

달릿을 돕는 단체들은, 정부가 이들에게 거주할 땅과 보통의 적정한 자원의 공급, 의무교육 실시 (특히 초등학교), 음식과 안전의 제공, 물, 위생시설과 같은 기본적인 생활필수품 제공, 기본적인 건강과 일자리와 임금 등을 제공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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